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등록일 1999.02.24 한글 (hwp) | 12페이지 | 무료

본문내용

오늘은 '자끄 데쌍주'에 나가지 않았어. 일요일이냐구? 그렇다면 내가 왜 텔레비전을 켜지 않고 이렇게 천장 벽지의 패턴을 쳐다보며 누워 있겠어. 몸살이 나서 쉬는 것뿐이야. 나를 찾아왔던 손님들이 다음에 오마고 그냥 돌아가버리면 원장이야 속으로 짜증이 나겠지만, 솔직히 난 요즘 통 일할 마음이 안 나. 손 안에서 자주 가위가 미끄러지고 뜨거운 드라이어를 잡아당길 때마다 어깨가 빠질 듯이 무겁게 느껴진다구. 너한테도 얘기한 적 있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어릴 때에도 난 팔이 두 번이나 빠졌다잖아. 얼마 전에는 손님 머리에 중화제를 바른다는 것이 얼굴로 몽땅 흘려버렸어. 글쎄, 파마액을 개어놓은 플라스틱통을 바닥에 떨어뜨리기까지 했다니까. 다행이 걸쭉한 액체라서 쏟아지지는 않았지. 네가 꼭 면도 크림 같다고 해서 내가 콧등과 뺨에 연지처럼 한 점씩 찍어주었던 하얀 스트레이트파마액 말야. 버터빵을 먹을 때에도 생각난다고 했잖아. 그러고 보니 정오가 지났는데도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구나. 냉장고에 식빵이 있을 거야.
아까 전화를 걸었을 때 원장이 한 말이 생각나. 그럼 쉬어, 많이 아프면 병원에 가보고, 내
일은 나올 수 있지? 모두들 나를 걱정하고 있어. 재작년 엄마가 죽었을 때도 그랬어. 내가
슬픔 때문에 앓아누운 거라고 생각하나봐. 그래도 내 급료에서 여지없이 하루 일당을 제할
테지만 말야. 그동안 네가 나를 만나러 와서 손님들 틈에 끼어 앉아 패션잡지를 뒤적이는
걸 원장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못마땅해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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