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적이고 목가적인 사랑
- 최초 등록일
- 1999.02.09
- 최종 저작일
- 19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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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우리나라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개가를 하지 않고 정절을 지키면서 시부로믈 모시는 효부에게 열녀라는 칭호를 준다. 그런 효부에게 재
가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농경사회의 구조 속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일 뿐, 이스라엘과 같은 유목 민족에게는
효부가 훌륭한 남편을 만나 재가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구약성서는 『룻기』라는 아주 짧은 역사서가 있다. 이것은 목가적
인 사랑 이야기며, 동시에 매우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위에 인용한 시는 룻이 자신의 시어머니에게 하는 말이다. 룻은 인류 역사상 가장
헌신적인 며느리였다. 이런 그녀의 효심은 후에 부자와 행복한 결혼을 하는 것으로 보답받는다.
이스라엘 민족은 양떼를 몰며 물과 목초를 찾아 이동하던 유목 민족이었다. 그런데 어느 해 기근이 들었고 엘리맬렉과 그의 아내 나오
미는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이라는 마을로 길을 떠났다. 모압에서 얼마 동안 지내다가 엘리멜렉은 세상을 떠났고, 두 아들은 모압 여자와
결혼을 했다. 이 중의 한 여자가 룻이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을 즈음, 엘리멜렉의 두 아들도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나오미는 두 며느
리와 함께 남게 되었다.
마침 나오미의 고향에 풍년이 들었고, 나오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래서 그녀는 두 며느리에게 부모가 계신 친정으로 돌
아가 새 남편을 찾으라고 부탁하면서, 자기는 너무 늙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며느리는 시어미
의 충고를 따라 그대로 모압에 남겠다고 했으나 룻은 그러지 않았다. "어머님 가시는 곳으로 저도 가겠으며, 어머님 머무시는 곳에 저도
무물겠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제 겨레요,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입니다. 어머님이 눈감으시는 곳에서 저도 눈을 감고 어머님 곁
에 같이 묻히렵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안 됩니다. 죽음밖에는 어머님과 저를 떼어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똑같이 과부가 된 시어미와 며느리는 베들레헴으로 돌아갔다. 룻은 그곳에서 가계를 꾸리기 위해 힘든 일을 해야만 했다. 때는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시기였다. 룻은 밭에 나가 추수하는 일꾼들의 뒤를 따르며 이삭을 주웠다. 키츠의 가장 아름다운 시인『나이팅게일
의 찬가』에 룻이 이국의 밭에서 홀로 일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묘사하면서 키츠는 말한다.
인생의 행로를 발견한 바로 그 노래처럼
룻의 슬픈 가슴을 통해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그녀는 이국땅의 곡식더미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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